블렉시트 후폭풍에 한국 금융시장 다시 살얼음판

블랙시트

전 세계 금융시장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이 몰아친 영향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던 한국 금융시장도 6일 요동을 쳤다.

영국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계기로 다시 불거진 시장의 공포는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 위안화 절하 등과 맞물리면서 증폭되는 양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제2, 제3의 브렉시트발 충격이 간헐적으로 몰려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코스피는 2% 가까이 하락…원/달러 환율 10원 넘게 급등

이날 주가는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73포인트(1.85%) 하락한 1,953.12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9.74포인트(0.49%) 내린 1,980.11로 출발한 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장중 한때 1,944.33까지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천2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연중 최대 규모다.

선물시장에서도 코스피200 선물을 1만3천 계약 넘게 파는 등 현·선물 동시 매도 포지션을 취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원화가치 절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65.6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10.2원이나 뛰었다.

또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1g당 전 거래일보다 2.33% 오른 5만9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만950원까지 올랐다. 장중 가격이나 종가 모두 역대 최고가다.

이는 브렉시트 후폭풍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런던 부동산 시장 전망이 악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부동산펀드에서 돈을 빼가자 영국 현지의 펀드 운용사들이 잇따라 환매를 중단하고 있다.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가 지난 4일 정오(현지시간) 환매를 중단한 데 이어 5일에는 아비바 인베스터스 부동산펀드와 M&G 인베스트먼츠가 각각 18억파운드(약 2조7천억원)와 44억파운드(약 6조7천억원) 규모의 부동산펀드에 대해 환매를 중단해 시장 불안을 키웠다.

여기에 유럽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인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중국 위안화 환율이 이날 0.39% 오른 달러당 6.6857위안으로 고시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고시된 위안화 가격은 2010년 11월2일 이후 5년8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 전문가들 “2차, 3차 후폭풍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후폭풍에 따른 국내 증시 영향은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브렉시트)이 결정되면서 발생한 충격 당시의 범위에 국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 결과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난달 24일 코스피는 1,925.24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이번 후폭풍의 충격도 1,900선 전후의 지지력을 테스트하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낙관론과 함께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낙폭이 빠르게 만회됐는데 다시 되돌리는 시도가 이뤄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도 “당시의 1,920선에서 지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후폭풍이 무사하게 넘어가더라도 앞으로 2차, 3차 브렉시트 후폭풍이 닥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경민 연구원은 “과거 위기 국면에서도 코스피는 급등락을 반복했다”며 “7월 중하순 유럽권의 구매관리자지수(PMI), 소비자신뢰지수 등 심리지표에 따라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 8∼9월 수출 등 실물지표에 브렉시트 영향이 반영되면서 충격이 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상황 전개 국면에 따라 브렉시트 충격이 가변적이라는 점에서 전망 자체가 유동적인 게 사실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센터장은 7월 코스피 등락범위로 1,850∼2,000선을 제시했다.

오 센터장은 “펀드런(fund run)이 아니라 뱅크런(bank run)이 발생한다면 예상 범위의 하단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며 “상황에 따라 더 내려갈 여지가 얼마든 있다”고 말했다.
<출처=연합뉴스>